5년 연애 후
동갑 아내와 결혼한지 이제 5개월이 된 남자입니다.
결혼 전, 여자친구였던 아내와 데이트를 하면
그렇게 에너지 넘치고
뚜벅이로 열심히 돌아다니는 사람을
처음 봤을 정도로 행동력이 넘치고
계획적이고 바쁜 사람이였어요.
연애 때 제가 차가 없어서 데려다주지 못하고
차가 있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곳도
택시 없이 대중교통으로 열심히 다니며
차가 왜 필요하냐는 아내 말에 무척 고마웠는데..
결혼하고 집에 같이 살아보니 누워만 있어요.
그렇다고 분담한 집안일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저와 주말엔 데이트도 하고
평일 저녁에도 시간을 함께 보내려 노력하는데,
그 외의 모든 시간엔 항상 누워만 있어요.
저는 진짜 어디가 아픈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이유가 궁금해져서
연애 때도 집에 있으면 누워만 있었냐 물었더니
아내 말이
“누울 수 있는데 왜 앉아있어야돼?
원래 여자들은 다 그래.” 였어요.
제가 집안에 남자 형제 (삼형제) 뿐이였는데
결혼 후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아가네요.
저는 아내가 머리 빗고 난 자리에
머리카락이 한 뭉치인 것을 보고
어딘가 아픈게 아닐까도 생각했었습니다.
주말에 둘 다 일정 없이 집에서 쉴 때면
아침에 눈 떠서 점심 먹을 때까지 누워있고요..
갑자기 바느질을 해야겠다며
막 뭐를 만들기 시작했다가..
갑자기 때려치우고 낮잠 한 잠 자고 일어나선
또 컬러링북 색칠을 해야한다며
물통에 물을 떠와서 그리다가
흥미를 잃은건지 저한테 하라고 하고 다시 누워있어요.
갑자기 저녁으로 마파두부를 만들고 싶다며
패딩입고 재빠르게 나가서
재료를 사온 뒤에 신나게 만들어 먹고는
그 상태로 다음 날 점심까지 누워있어요.
약속이 있어도 본인이 정한 시간까지는
꽉 채워서 누워만 있다가 나가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잠옷으로 갈아입고는 누워만 있어요.
통화를 해도 누워서
통화하고 팩을 해도, 찜질을 해도 누워서
집에서 할 수 있는건 다 누워서 해요.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오래 누워있나 싶네요..
아내는 절대 게으른 사람도 아니고
운동도 다니고 자기관리도 철저히 하는데
원래 모든 여성분들이 이렇게 살아가나요..?
아님 이게 집순이인 것인지
아님 아내 체력이 좋지가 않은 것인가요..
걱정반 놀라움반에 글 적고 있네요..